10여 년 전 넥서스라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매했던 이유는 가격이 저렴했던 점이 가장 크게 작용을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스마트폰들에 덕지덕지 깔려있는 블로트웨어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어느 통신사가 되었든 통신사 앱들은 최소한의 설치를 하고 삭제도 가능하다지만 당시에는 루팅을 하지 않고서는 그런 건 꿈도 꿀 수 없었고, 스마트폰이 점점 느려질 때면 쓸데없이 용량만 차지하고 있는 통신사들 블로트웨어들이 거슬릴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보다는 하드웨어의 성능에 따른 차이 정도가 전부인 시절이라 블로트웨어가 전혀 없는 구글 넥서스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비슷한 스펙의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성능 차이를 느끼는 건 조금 어려웠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처음 넥서스4를 구매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만나본 구글의 픽셀 4!
강산이 한 번 변하고 남았을 시간인만큼 당시에 비하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고 봐야 할 텐데요.
2019년에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하고 출시되어 성능 역시도 예전에 리뷰했던 스냅드래곤 855 스마트폰들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섣부른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벤치마크로는 평범한 스냅드래곤 855, 그런데 다르다!? |
픽셀 4를 받아보기 전 사용하고 있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퀄컴의 최신 플래그쉽 AP인 스냅드래곤 8 Gen 2를 탑재한 샤오미 13이었습니다.
2019년과 2022년 말, 무려 3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출시된 제품에 AP의 성능 역시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건 분명합니다!
플래그쉽 AP들 간에도 세대 간 차이가 극심한 GPU를 놔두고 CPU만 보더라도 거의 2배 정도의 성능 차이라는 건 위 GeekBench 테스트에서도 알 수가 있는데요.
최근 플래그쉽 스마트폰은 1세대 정도로는 그 성능 차이를 사용자가 체감하기엔 어렵지만 2세대 이상이라면 게임 등 고스펙 작업은 물론이고 체감 성능에서도 그 성능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보통임에도 픽셀에는 그런 공식이 통하질 않습니다.
처음 제품을 수령했을 때 안드로이드 10, 안드로이드 버전이 낮은 만큼 성능이 빠른 건가 생각을 했었지만 픽셀 4의 마지막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인 안드로이드 13으로 업데이트 후에도 성능 차이를 전혀 체감할 수 없었던 건 물론이고 스냅드래곤 8 Gen 2를 탑재한 샤오미 13에 비해서도 게임을 제외한 모든 사용에서 AP 세대 차이에 따른 성능 차이 역시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구글을 제외한 샤오미, 그리고 삼성 등 일반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은 안드로이드 버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체감 성능이 떨어지면서 기변을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구글 픽셀에서는 그런 걸 전혀 느끼질 못한다는 거죠.
안드로이드가 업그레이드하면서 버전 업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생각을 해왔었는데 그건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에서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각 제조사별로 나름의 커스텀을 가하게 되는데 그 커스텀들이 새로운 안드로이드와 충돌하면서 제대로 최적화를 하지 못한다 생각을 해야 할 테고요. 특출한 편의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아니면서 순정 안드로이드 패키지 용량 대비 1.5배 정도는 우습게 뛰어넘는 각 제조사별 안드로이드 펌웨어 패키지 용량이 그런 점들을 증명한다고 봐야겠죠.
안드로이드도 충분히 훌륭하다! 능력이 안 되면 커스텀UI는 그만 둬야!! |
예전에 넥서스를 사용하면서도 아이폰의 대척점은 삼성이나 샤오미 등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구글 넥서스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픽셀 4를 사용해 보면서 그런 생각은 확실히 굳어집니다!
픽셀 4가 출시된 2019년, 같은 해 출시한 아이폰 11 시리즈들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성능에 대한 불만 없이 잘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해에 일반 제조사를 통해 출시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은 어떤가요??
아직도 2019년 이전에 출시한 구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고 있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에 비해 그 비중이 현저히 작다는 건 시내에서 다른 분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요.
2019년이 아니라 2020년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한 스마트폰들만 핸들링해 봐도 예전에 비해 성능이 떨어졌다는 걸 체감하게 되는데 그 원인은 안드로이드나 하드웨어 성능 부족이 아니라 제조사들의 쓸데없는 커스텀 말고는 이유가 없을 듯하네요!
겉보기로는 미려해 보이고 뭔가 기능이 많아 보일는지도 몰라도 일반 제조사들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뛰어난 하드웨어와 안드로이드의 장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제품들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능력이 없으면 그만두는 게 맞겠죠! 그리고 어떤 커스텀을 하던 능력에 맞게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