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들의 성능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2018년 이후 요지부동이던 기본 스마트폰 출시 가격이 조금씩 인상되는 것이 눈에 보여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IT업계가 움츠러들었던 때문인지 올해 상반기는 이 스마트폰의 가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올해 4월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가 되기도 했던 샤오미의 홍미노트 11 프로와 홍미노트 11 역시도 예전보다 성능은 더 낮아졌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인상이 되어버려 홍미노트3로 샤오미 스마트폰을 접한 이후 처음으로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결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샤오미의 가격 인상은 중국 내수용과 글로벌 출시 제품을 나눠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했었지만 인상폭이 너무 가팔라서 문제였던 건데요.
믿었던 샤오미(?)마저 이 모양이라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결국 국산 스마트폰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요?
지난주 실용성에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홍보 기사들 속에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A13을 보고 나니 홍미노트11의 가격은 올라도 오른 게 아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보도자료만 그럴싸하게, 실상은 6년전 중급기 성능의 갤럭시 A13 |
삼성 갤럭시 A13의 통신사 출시 가격은 297,000원으로 가격만 놓고 보자면 299,200원의 샤오미 홍미노트보다 약 2천 원 정도 저렴합니다.
현재 출시된 삼성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이면서도 쿼드 카메라가 어쩌고 등등 여러 기사들만 봐도 굳이 플래그쉽을 구매할 이유가 있겠나 싶을 정도로 극찬을 해둔 걸 볼 수가 있는데요.
언제인가부터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이런 홍보성 보도 자료에 빠지기 시작한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성능의 핵심인 AP에 대한 부분!!
해외 스마트폰 출시 기사들에서는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공정과 아키텍처는 쏙 빼두고 최대 클럭에 옥타코어 정도로만 기재를 해서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사용자들이 전혀 알아볼 수 없도록 한다는 거죠.
언론 보도 기사들은 물론이고 삼성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어떤 AP를 사용했는지 찾아볼 수 없었지만 티월드에 제품 스펙에서는 AP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고요.
갤럭시 A13은 삼성 엑시노스 850이라는 AP가 탑재가 되어있다고 하는데요.
홍미노트11은 어쩐 일인지 티월드 제품 스펙에서는 최대 클럭만 표기되어있지만 제품 브로셔에 스냅드래곤 680을 사용하고 있다도 따로 안내를 하고 있기도 하니 큰 문제는 아닌 듯하고요.
요즘은 이런 모델명만 있다면 구글링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진 제품인지는 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2천 원 차이의 홍미노트11에 비해서 갤럭시 A13은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로 성능이 참혹하다는 건 바로 알 수가 있는데요.
지금은 AP 성능이 많이 개선이 되어서 중급기와 플래그쉽 간의 차이가 없다고 얘기들을 하고 있지만, 이런 보급형 라인업들에서는 저 정도라면 거의 두 배 이상의 성능 차이를 보인다는 거고요.
위 비교는 단순히 AP만을 비교하고 있는데 갤럭시 A13는 메모리로 eMMC를, 홍미노트11은 UFS 2.2를 탑재하고 있다는 걸 고려해보면 보도 자료 타이틀로 잡은 실용성은 물론이고 가성비도 저기 어디 안드로메다에서나 통할 법한 수식어일 듯하네요!
갤럭시 A13은 최신 기기들은 커녕 6년 전 홍미4프라임과 홍미노트4X 등으로 한참 인기를 끌었던 스냅드래곤 625와 비슷한 성능이라고 보면 될 테고요.
아무리 전화나 인터넷, 그리고 유튜브나 카톡 등 SNS만 사용하면 되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느려서 답답할 수밖에 없는 성능입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잘 팔린다는 갤럭시A라인업, 그래도 A13은 아닌 듯 |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은 이런 중/보급기보다는 플래그쉽 위주의 프리미엄 시장이라 그저 구색 맞추기용으로 출시한 제품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오프라인에서는 폰팔이들이 최신 갤럭시가 공짜라는 식으로 호구 잡기에 이용을 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한데요.
이런 저가형 제품들의 주요 격전지인 인도 온라인 판매 리뷰를 보면 해외 사용자들이 보는 눈이 우리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는 걸 알 수가 있고요.
인도에서도 홍미노트11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가 되는 갤럭시A13이지만 오프라인 시장을 감안하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제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있다는 거죠!
우리나라 사용자들이야 갤럭시라는 브랜드, 그리고 삼성페이라는 부가 기능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진정한 실용성과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어필하지 못해서 재고 처리를 위해 국내에 출시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 것이 갤럭시A13이라는 제품입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국산? 갤럭시A13은 브랜드만 국산!! |
그래도 우리나라 브랜드인 삼성 제품을 사야 하는 게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삼성이라는 회사가 독립운동기(일제강점기)에 만주군에 군납을 했던, 뿌리부터 친일 회사라는 건 넘어가더라도 갤럭시A13은 물론이고 앞서 출시한 갤럭시A23 등 갤럭시A 시리즈는 중국 ODM 제품으로 브랜드만 삼성 갤럭시일 뿐 액정이나 카메라 등 주요 부품은 물론이고 생산까지 중국에서 담당한 제품입니다.
대신에 홍미노트11프로나 홍미노트11은 중국 브랜드에 중국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이지만 카메라나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 제품이고... 이 때문에 홍미노트 시리즈를 멀리하고 있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국산 제품이라고 구매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 상황인 거고요.
(최근 가전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있기도 했지만 가전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삼성이나 엘지나 브랜드 막론하고 운송비가 많이 드는 외장과 최종 조립만 한국에서 할 뿐 내부 주요 부품들은 죄다 중국산입니다.)
이런 제품들을 신제품이라고 구매할 바에야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배터리 정도만 교체해서 계속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마시고요.
이런 호구잡이용 제품에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은 불매라는 점 역시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