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PC라는 물건을 접했을 때는 컴퓨터 잡지 속에서나마 만나던, 그리고 대학교 때는 시내 중심가 높이 걸려있는 원색의 애플 마크 광고판을 보며 "저런 건 누가 쓰는 걸까" 궁금해하던 Mac을 정확히 30년 만에 직접 구매를 해보게 됩니다.
재작년 PC를 오랜만에 교체하면서 가상 머신으로나마 사용을 해보려 했지만 익숙한 윈도우라는 환경 속의 가상 머신으로는 불편함을 참지 못해 호스트로 도망을 치는 것이 다반사, 결국은 퇴로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Mac이 이런 거구나 제대로 느껴보고 있는 중인데요.
구매를 하면서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먼저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처음 만나보는 애플의 PC, 맥북 에어 M1은 겨우 열흘 정도의 짧은 사용기간임에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쉽게 그 매력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옵션 키부터 트랙패드까지 모든 게 낯설지만...."
스마트폰도 사용하던 키패드가 바뀌면 사용에 약간의 혼란이 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물리적인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PC는 스마트폰보다 그 영향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겁니다.
글자판이야 별반 다를게 없지만 30여 년을 사용해오던 Ctrl+Alt키라는 옵션 키, 여기에 10여 년 전부터 사용해오던 윈도우키를 버리고 맥북의 Option키와 Command키에 적응을 해야 한다는 부분이 지금도 가장 큰 불편함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 부분은 사용하면서 적응을 해나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윈도우 노트북들의 작은 터치패드와는 평수부터 달라 보이는 맥북 에어의 널찍한 트랙패드!
키보드의 차이야 재작년 가상 머신으로 잠깐 사용을 해보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했다지만 이 광활한 트랙패드는 맥린이에게 낯설고도 낯선 물건일 수밖에 없는데요. 처음에는 이 트랙패드로 화면 스크롤하는 방법도 몰라 당황할 정도였지만 거의 모든 화면 전환을 이 트랙패드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새로운 세상입니다.
지금은 윈도우 노트북들도 터치패드에서 지원을 하지 않을까 싶지만 처음 배웠던 터치패드 사용법 그대로만을 사용해오고 있었으니 과연 어떨까 싶군요!
"불편하지만 그래도 계속 사용하게 되는 건...."
그 어떤 훌륭한 디바이스라도 입력이 불편하면 아무래도 사용하기 꺼려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아직 키보드와 트랙패드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맥북 에어 M1 또한 마찬가지여야 하는데요.(사용하던 키보드와 마우스 연결해서 쓰면 되겠지만 익숙해지기 위해 일부러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에 사용하던 PC 대신에 자꾸 이 맥북 에어를 사용하게 되는 건 무엇보다 훌륭한 디스플레이와 사운드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도 훌륭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큰 맥북 에어 M1의 디스플레이는 정말 만족스럽구요.
작년 중순부터 쭉 사용하던 모니터라 플라시보 아닌가 아직 헷갈리지만, C to HDMI로 32인치 4K 모니터로의 사용은 이런 만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불만이라면 4K가 지원된다던 크로스오버 32UL990 모니터의 USB-C 포트 출력이 FHD만 지원이 되고 있다는 정도? 덕분에 잊고 있던 USB-C 허브들이 맹활약을 하고 있긴 합니만... 스펙상 뭔가 다른 걸 수도 있지만 다음번에는 절대 중소기업 모니터 따위 쳐다보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ㅡ.ㅡㅋ
그리고 디스플레이와 함께 또 하나의 감동은 바로 사운드!
앞선 아이폰과 아이패드 스피커에도 무척 만족하지만 맥북 에어 M1은 언제나 유튜브 하나 정도는 같이 띄워두고 다른 작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귀를 무척이나 즐겁게 해줍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기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스피커라면 하만 카돈이 터치했다는 미 10 프로 정도인데요!
아무리 만족하던 스피커라지만 기기 특성상 사운드의 방향이 측면일 수밖에 없는 스마트폰들과 나에게 바로 쏴주는 맥북 에어 M1이 주는 감동은 조금 다르네요!! 작년 하반기 커스텀 이어폰을 구매할 때 그런 이어폰들로 아이유 노래를 들으면 아이유가 눈 앞에 강림한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정작 아이유가 강림한 건 맥북 에어 M1이었습니다! ㅡ.ㅡㅋ
"느낌은 좋지만 안정성으로는 뭔가 좀......"
키보드와 트랙패드 적응 문제로 살짝 고전 중이지만 그 나머지는 특별할 것 없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와 마찬가지로 성능은 뭘 하더라도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어떤 면에서는 사용하던 데탑이나 노트북보다 나은 점들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배터리 역시도 시간당 8~10% 정도 소모로 완충이 된 상태라면 하루 정도는 너끈히 사용을 하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소프트웨어 문제가 조금 크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지만 가지고 있던 맥용 MS 오피스, 그리고 구독 중인 Adobe 제품들을 설치하고 나니 딱히 당장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조금씩 부족한 부분들은 아이폰용으로 사용하던 앱들 설치해서 같이 구동을 해버리면 그만이구요.
이 부분들은 나중에 따로 다룰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구요.
그렇지만 이런 점들 보다는 의외로 NAS를 연결하던 와중에 두 번이나 맥북 에어에 크래시가 발생을 합니다.
이미 외부에서 WebDAV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 설정이고, 맥북 에어 역시도 Finder의 서버 연결을 통해 SSL 연결을 시도했지만 파일을 로딩하던 와중에 맥북 에어가 뻗어버립니다. 서버 연결 중에도 보안 연결을 하라고 강조 메시지가 나왔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보안 연결은 뻗고 비보안 HTTP 연결은 멀쩡하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였구요. 결국은 AFP를 활성화해서 NAS와의 연결은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구매 후 두 번의 OS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그중 두 번째 업데이트였던 빅서 11.2.1 업데이트, 이 업데이트 이후 C to HDMI 연결이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한참 대형 모니터에 맥북 에어를 연결해서 재밌게 쓰고 있는데 안타까운 현상일 따름이네요!
물론 이 부분은 연결된 하드웨어들이 문제일 수도 있어서 조금 더 상황을 보긴 해야 할 듯합니다.
"일단 애플 생태계로 몰빵!!"
그동안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사용이 각각 절반 정도라 애플 생태계로 몰빵하는 걸 주저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작년 말부터 외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우리나라 통신사들과 트러블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메인으로 사용할 일은 이제 전혀 없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 기왕 이리된 거라면 애플 생태계로 몰빵을 해볼 기회이다 싶어 맥북 에어 M1을 구매해보게 된 겁니다.
이제 갓 입문한 맥린이, 아직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만족을 하는 걸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최근에 구매한 그 어떤 디바이스보다 만족스러운 것이 맥북 에어 M1이구요. 어차피 게임도 전혀 하지 않고 다른 분들이 얘기하는 부트캠프가 뭔지 페러럴즈가 뭔지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만족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열흘 남짓한 짧은 시간 사용을 해본 거라, 그리고 언제나 사용할 만큼의 탭 & 프로그램들만 구동을 하고 있어서 다른 분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사용에 익숙해지고 사용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이 느낌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듯싶네요!
처음 사용을 시작할 때는 맥린이 입장에서 처음 설정하는 법 등도 포스팅해보려고 했었는데 딱히 그럴 이유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