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이후로는 사람들을 만나도 언제나 같은 사람, 직장에 다니더라도 또 그 속에서 익숙해진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나이가 들어가는 걸 스스로 인지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20대, 팔팔한 청춘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며칠 전 만난 거래처 대표님, 갑자기 왜 그리 피곤해 보이냐며 타박을 하십니다.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어느새 반백이 되어, 검은 머리카락보다는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보이고...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지인들과 추억을 곱씹으며 보내다보니 정말 세월이 흘러간다는 걸 잊어버린 거죠.
다시 잠시 들를 일이 있어서 거래처에 방문을 하니 대표님께서 마침 잘 왔다며 이상한 박스를 하나 내미십니다.
침향원? 우황청심환 뭐 비슷한 그런 한약 성분의 건강식품인 모양입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걸 잊고 살았으니 예전 직장 생활할 때부터 먹던 종합 비타민과 유산균제 외에는 이런 건강식품은 먹어본 적이 없단 말이죠.
그리고 이런 건강 식품은 대부분 "누구누구"표 어쩌구 저쩌구가 대부분!
김오곤이란 분이 이 명품 침향원이란 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신 거겠죠? 인물 검색으로는 대한학의학연구소 소장님이시라는데 설마 이름만 빌려주시고 그런 건 아닐 겁니다.
하나를 꺼내보니 진득하게 올라오는 한약 향!
한약이라고 하면 먹지 않더라도 씁쓸한 기운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저 또한 마찬가지라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망설일 수밖에요.
그래도 선물하신 분의 성의(물론 2개는 비어있었지만)를 생각해서라도 먹긴 먹었지만 말이죠!
씁쓸한 첫맛은 한약방이나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들를 때 나던 그 냄새 그대로였지만 그래도 입 안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물로 잠시 입가심하는 정도로 대부분의 씁쓸함은 날아갔으니 다행일 겁니다.
침향이란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다 생각했더니 몇 달 전에 봤던 오래전 드라마, "명불허전"이란 드라마 속에 잠시 등장을 했던 한약재이기도 하더군요.
그 드라마에서도 가짜 침향에 대한 에피소드가 다루어졌었는데 먹거리는 국산이 최고라지만 이 침향 자체가 인도네시아가 원산지이고, 조선 왕조부터 왕들도 빼놓지 않고 찾았다는 귀한 약재라 하니 분명히 몸에 도움이 되겠죠.
조선 시대, 왕들이 그리 찾았다면 기력 증진이나 활력 회복 그런 기능이 이 침향의 주된 효능이 아닐까 추측만 해봅니다. 구중궁궐에서 궁녀들에 둘러싸여 살던 왕들이 그런 효능 말고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
그런 왕들처럼 주변이 둘러싸인 건 아니지만 현대인들의 삶은 다른 걸로 둘러싸여 있죠!
직장 문제, 가족 문제, 지인 문제, 돈 문제 등등 주변이 모두 스트레스이고, 시름시름 몸에 기운이 없는 것도 다 이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40대 중반을 넘어서니 확실히 예전과는 몸에 활력이 떨어진다는 건 스스로도 느껴집니다.
이런 건강식품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런지는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먹던 비타민도 먹을 때는 몰라도 안 먹으면 바로 차이가 나는 걸 느꼈었는데요.
잠시간 침향원을 먹을 때 활력이 돌더라도 이게 저 침향원 때문이라는 걸 모를 수도 있는 거겠죠!
뒷면에 가격을 보니 만만치 않은 숫자들이 보이는데요.
기왕에 받은 거니 주신 분의 정성을 생각해서 감사히 먹고, 언젠가 대표님 모시고 소주라도 대접을 하던지 해야 할 듯싶네요.
아, 그러면 도리어 역효과 나는 걸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