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뒤져보니 벌써 석 달 전입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모 쇼핑몰에 급하게 필요했던 C to C 케이블을 구매하러 갔다가 케이블 뿐만이 아니고 살아오면서 처음 고급(?) 이어폰이라는 녀석도 같이 업어오게 됩니다.
블루투스 외길 인생(?) 15년!
음질보다는 편의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 선이 주렁주렁 달린 이어폰 따윈 생각도 하질 않았었는데 "이걸로 들으면 아이유가 눈 앞에 강림한다!"는 꼬득임에는 넘어갈 수 밖에 없었죠!
구매하고 남긴 게시글의 다른 분들 댓글을 통해서 이게 가성비 음감 세트라는 건 겨우 알 수 있었지만, 전혀 관심이 없던 영역이라 그런지 이제서야 설명을 읽어봐도 글자가 한글이라는 것 외에는 이해가 되는 구석은 전혀 없네요! ㅡ.ㅡㅋ
"TRN-VX & TRN-T3 & Meizu HiFi DAC 젠더,
이어폰에 케이블을 따로 연결한다고???"
사회 생활 극 초창기까지 CD 플레이어를 사용하면서 간간히 이어폰을 구매해보긴 했었죠.
당시에는 시내에 음반 가게들이 꽤 있었던지라 어디든 이어폰 정도는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었고,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하면 보통 2~3만원대에서 구매를 해서 바로 사용을 하던 기억만 남아있는데요.
그리고 휴대폰에 MP3 기능과 블루투스가 들어가면서부터는 뭐... 당연히 블루투스 이어셋만 주구장창 사용을 해왔었습니다.
이런 음알못이 뜬금없는 꼬득임에 넘어가 집어온 건 TRV-VX와 TRN-T3, 그리고 USB-C 타입 스마트폰에 연결할 Meizu HiFi DAC 변환 젠더입니다.
실은 저것도 제가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추천해준 제품들 그대로 들고만 온 거였죠.
Meizu HiFi DAC 외에는 박스 속에 뭐가 들어있는 건지, 이어폰인데 왜 박스가 2개인 건지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었는데 TRN-VX 박스를 열자마자 컬쳐쇼크 입니다!
아니 이어폰에 케이블이 달려있질 않다뇨!
박스 속에 따로 포장되어 있으니 없는 건 아니지만 이걸 따로 연결한다고????
이어폰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딱 보이시죠? ㅡ.ㅡㅋ
물론 명색이 IT블로거이니 여기저기 저런 형태의 이어폰이 있다는 건 들어왔지만서도 직접 눈으로 보니 이게 뭐하자는 건지 잠시 멘붕이 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귀에 거는 이어폰, 일단은 가벼움이 최고의 미덕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 녀석은 커다란 외형은 물론이고 메탈 재질에 뭔가 묵직한 느낌이 과연 귀가 멀쩡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데요.
이어팟 정도의 단순한 이어폰이 아니라 음감을 위한 여러가지 장치들이 포함이 되어있을 테니 용인이 되어야 할 수준인지 어떤지도 가늠이 되진 않습니다.
그리고 같이 업어온 또 하나의 TRN 박스!
이 속에는 이어폰 박스에 있던 케이블보다 약 2배 정도 두께의 케이블이 또 들어있네요???
번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음감을 위해 사용하는 케이블인 거겠죠?? 이제서야 어떤 제품인지 찾아보니 이 케이블이 TRN-T3라는 제품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
TRN이라는 음향 브랜드는 처음 접하지만 Meizu는 그런데로 익숙한 브랜드입니다.
단순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스마트폰 외에도 USB-C HiFi DAC이나 번들 이어폰의 가성비가 좋다는 건 익히 들어왔었구요.
Type-C 커넥터 한 쪽을 투명 처리하여 내부 칩셋을 공개하고 있다는 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죄다 USB-C 타입이기도 하지만 유선 이어폰 자체를 사용하질 않았으니 그 훌륭하다는 가성비를 이제서야 체험을 해보게 되는 거네요!
"DAC까지 연결해선 아이유가 강림하진 않더라!
그렇지만 에어팟과는 다른 아이유!!"
일단 모르면 무식하다고, 받아본 건 죄다 연결해봅니다!
번들 케이블도 일단 제외, Meizu HiFi DAC에 TRN-VX & T3로 중무장을 해서 연결해서 최근 유일하게 실사용중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미 10 프로에 연결을 해봤는데요.
가장 먼저 DAC의 영향인 건지 연결과 동시에 USB를 통한 오디오 재생이라는 메뉴가 상태바에 나타났구요.
그렇지만 이건 DAC의 영향이라기보단 일반 이어폰만 연결해도 나오는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USB-C 타입 이어폰이 존재하지도 않거니와(어딘가 있긴 있었던 거 같은데.....) 샤오미 스마트폰에 USB-C로 이어폰을 연결해본 게 처음이니 확실하진 않습니다!
가장 먼저 번들 음악앱으로 테스트용으로 준비한 MP3와 FLAC 음원을 재생해보니 아무리 들어봐도 그 차이를 구분할 수가 없었구요.
앱에 따라서도 성향이 분명히 나뉜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요.
어차피 사용하지 않는 번들앱은 버려두고 안드폰에서 음악 재생에 주로 사용하는 PowerAMP로 변경!
플라시보라면 플라시보 일 수도 있겠지만 번들 앱에 비해 보컬은 물론이고 반주에서도 MP3와 FLAC 간의 차이가 조금은 느껴집니다.
이런 이어폰은 처음이라 웅장해진 반주와 날카로워진 보컬이라는 정도로 밖에는 표현이 되질 않는데요. 날카로워진 보컬 때문인지 매일 같이 듣는 노래지만 처음 듣는 노래인 것처럼 이질감이 상당했습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는데요.
뭔가 미심쩍어 Meizu HiFi DAC 없이 아이폰에 TRN을 연결하고 다시 눈을 감고 들어보니 아이유가 눈 앞에 강림하는게 맞더군요!
에어팟 프로를 주로 사용하게 있는 요즘이지만 어차피 유선 이어폰과 에어팟 프로를 비교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건 확실하구요. 이 TRN 이어폰의 성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넘사벽인 거죠!!
결국 저 HiFi DAC의 설정을 제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미 10 프로와 뭔가 상성이 안 맞는 걸 수도.. 그것도 아니라면 파워앰프 앱과의 문제도 생각을 해야 할 듯 싶네요! ㅡ.ㅡㅋ
"편의성이냐 음감이냐! 갈림길에서....."
에어팟 또는 에어팟 프로 정도만을 몇 년 정도 사용해오던 입장에서야 유선 이어폰이라는 것만 해도 음감에서는 비교가 어려울 겁니다.
찾아보면 이어팟이 아직 있을 테니 비교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오픈형의 이어팟을 커널형인 TRN과 비교를 하는 것도 좀 우스울 것 같아 굳이 찾아보지도 않았구요.
글쎄요!
블루투스만 너무 오래 사용을 해와서인지 음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저 케이블이 너무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주말만이라도 마음껏 들어봤으면 좋겠지만, 갑질에 치여 주말은 물론이고 이번 추석 연휴에도 근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잠자기 바쁜 지라 당분간은 어렵구요.
뭐 이렇게 음감에 입문하게 되는게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하는데요.
괜찮은 제품들이라는 댓글들이 많았으니 일단 이 이어폰이라도 제대로 사용을 해보고 다음을 노려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