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인치 대화면 스냅드래곤 870을 탑재하고도 레노버 출시가격 1699위안(약 315,000원)!
스펙과 가격만 보자면 정말 우주에서 갑툭튀 한, 대화면 태블릿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당장에라도 구매해야 할 기기인 듯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출시 가격을 비웃듯 우리나라에서는 20만 원 중반대부터 구매가 가능한 기현상이 벌어지고, 결국에는 네이버 쿠폰에 힘입어 10만 원 후반대에 구매한 분들까지 속출을 해버리면서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8월 중순 중국에서 출시되고 발 빠르게 구매한 분들에게 배송이 시작되면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기 시작합니다.
레노버의 다섯 번째 스냅드래곤 870 태블릿이라 성능은 그대로 유지가 되었지만 가장 큰 특징이던 12.7인치 액정은 스펙에도 미치지 못하는 밝기와 시야각 문제 등으로 여전히 관련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생각지도 못했던 배터리 광탈 문제로 테스트 기간이 길었던 만큼 8월 말 수령하고도 실사용은 겨우 보름 남짓, 여전히 가성비 제품이라 인정하긴 어렵지만 나름의 매력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샤오신패드 프로 12.7, 밝기는 딱히! 태블릿이 TV가 아닌데 시야각이 문제가 되나...... |
처음 샤오신패드 프로 12.7을 들어보고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들고 다닐 물건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었죠!
덕분에 앞선 성능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밝기 문제, 실내에서만 사용할 듯 해서 저는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테스트 삼아 실외에서 잠시 열어보기도 했지만 당연하게도 거뭇거뭇한 화면뿐 이걸로 뭘 하겠다는 건 포기해야 했고요.
그렇지만 이 문제는 최대 밝기 400nits 이하를 가진 다른 IPS LCD 태블릿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고, 실외에서 사용이 가능한 LCD 태블릿이라면 아이패드나 아이패드와 동일한 밝기를 가진 샤오미패드 5 / 6 시리즈 정도가 겨우겨우 사용이 가능한 수준일 겁니다.
실외 사용을 배제한다면 실내 위주의 사용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밝기도 아니고요.
다만 레노버 스펙 시트에 있는 데로 400nits 밝기를 보여줬다면 거울처럼 반사되는 문제는 조금 덜했을 것 같은데요. 화면 밝기 자체가 떨어지는 만큼 화면 반사가 심해진다는 점은 분명히 감안을 하셔야 할 겁니다.
반사가 심하다고 해서 지문방지필름이나 AR필름 등을 사용하면 또 색감이 구려지니 지금 상황에서는 딱히 해결방법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죠!
그리고 시야각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이라 리뷰도 많죠!
레노버 중국 홈페이지에서는 IPS LCD라 표기가 되어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한 탭 P12가 IPS LCD라 스펙표에 기재가 되어있기도 해서 IPS LCD라고 판단을 하고 있는데요.
(AP 등 스펙의 차이가 있지만 다른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LCD는 공유 가능할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나요?? 태블릿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보는 TV가 아닌데????
저 역시도 사무실에서 영상 재생 테스트를 할 때 45도 정도 대각선으로 태블릿을 거치한 상태로 가끔가끔 살펴보는 정도였지만 시야각의 문제를 느끼진 못했고요.
공부할 때 엎드려서 옆으로 보며 필기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영상을 보든 필기를 하든 시야각이 문제가 되진 않을 겁니다.
인터넷에 밝기와 시야각에 대한 많은 후기들이 있지만 실외 비교 사진 외에는 크게 추천할만한 리뷰는 보이질 않고요.
스마트폰이 되었든 풀프레임 미러리스가 되었든 샤오신패드 프로 12.7의 리뷰 사진이나 영상들은 실제 눈으로 보는 품질의 80%도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고요.
수동 노출로 제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봤지만 위 샘플 사진들도 실제 눈으로 보는 것에 비해서는 품질이 많이 조악해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무리 값비싼 장비라도 우리의 눈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는 거라서요.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리 쉽지 않은 일일 테고, 부산분들이라도 주간에 시간이 되신다면 제 사무실 들러서 직접 한 번 살펴보고 사용중인 제품과 비교해보셔도 됩니다.
샤오신패드 프로 12.7, 테스트를 너무 오래했나.. 11인치가 작아보인다 ㅠㅜ |
12.7인치라는 대화면, 그리고 그로 인한 육중한 무게를 고려했을 때 휴대용 태블릿이 아닌 어딘가에 두고 실내에서만 사용할 제품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9월 내내 이런저런 테스트를 하며 다른 태블릿들을 거의 꺼내질 않다 보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에 겪게 됩니다.
가방 안에 넣어 다니며 평소 주력으로 사용하던 11인치 태블릿들이 너무 작아 보이는 역체감.....
화면 비율 자체가 35% 정도 차이가 나다 보니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실내 사용 한정으로만 고려하면 이제 작은 태블릿은 무척이나 어색하게 느껴지는데요.
이게 샤오신패드 프로 12.7 발표가 나오자마자 많은 분들이 얘기하던 "거거익선"이라는 거겠죠?
지금도 샤오신패드 프로 12.7에 충분히 만족한다는 분들도 바로 이 화면 사이즈 하나만으로도 다른 단점들이 상쇄가 되면서 하는 얘기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다고 구린 ZUI 최적화, 하드웨어 밸런스가 이해되는 건 아니다! |
처음 중국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들이 출시될 때를 생각하면 ZUI 역시도 많은 발전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가성비로 유명세를 떨치던 ZUK 시리즈 스마트폰들도 하드웨어만 사용할 뿐 펌웨어는 커롬으로 갈아엎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글로벌 버전이든 중국 내수 버전이든 펌웨어 최적화 부족, 그로 인한 타사 제품 대비 배터리 광탈은 레노버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만의 종특이 되어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동일한 화면 사이즈를 가지면서도 비효율적인 내부 설계로 샤오미 대비 더 적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레노버!
여기에 전성비 좋다고 소문난 AP를 탑재한 건 물론이고 화면 최대 밝기에서는 30% 이상 어두우면서도 플래그쉽 AP를 탑재하고 더 밝은 LCD를 탑재한 샤오미 제품들에 비해 훨씬 부족한 사용시간을 보여주는 것이 레노버 안드로이드의 현주소인 거죠.
샤오신패드 프로 12.7은 11인치 제품들 대비 35% 정도 화면 비율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역시도 비슷한 비율로 용량이 늘어났는데요.
가뜩이나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레노버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최대 밝기가 레노버에서 밝힌 400nits보다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사용 시간이 5시간 30여 분에 불과하다는 건 이해가 어려운 건 물론이고 제품 자체가 어떻게 QC를 통과했는지 확인해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많은 분들이 호평하던 일명 405 업데이트로도 대기 배터리 효율은 개선이 된 듯 하지만 실사용 배터리는 전혀 개선이 되질 않았는데요.
밝기에 따른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은 OLED 제품들에 비해 LCD를 탑재한 제품인 만큼 화면 밝기를 줄이면 사용 시간은 비례해서 대폭 늘어나는 건 맞습니다.
슬라이더로 밝기를 조절하기 때문에 정확한 건 아니지만 대략 50% 정도의 화면 밝기 설정에서는 약 9시간 10여분, 30% 정도에서는 12시간 20여분 유튜브 연속 재생이 가능한 걸로 확인이 되었는데요.
(리뷰어들이 최대 밝기로 테스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제조사의 공식 스펙과 최대 밝기에서 얼마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기록할 뿐, 대략적인 밝기로는 테스트 자료로도 가치가 없으니까요!)
이 부분에서도 사용하시는 분들 간에 사용 경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디폴트인 자동 밝기 설정으로는 사용 환경에 따라 조금 어두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분들은 사용 시간에 불만이 없을 수도, 그리고 사무실이나 집에서나 자동 밝기에서는 최대 밝기가 되어버리는 저와 같은 상황에서는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겠죠.
백번 양보해서 배터리 광탈은 어차피 레노버 종특이고 높아진 해상도와 화면 주사율, 그리고 저질 LCD 때문에 배터리가 빠진다 생각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해주려고 해도 350nits 정도라는 실제 화면 밝기 대비 사용시간은 터무니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비슷한 사이즈의 아이패드 프로 12.9 등 아이패드도 배터리 소모가 빠르더라~ 얘기를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 제품들은 밝기 550nits에서 그 정도로 빠지는 거라 실측 350~360nits 정도인 샤오신패드 프로 12.7과는 비교 대상 자체가 아니고요.
굳이 비교를 하려면 아이패드 등 다른 기기의 화면 밝기를 63% 정도에 맞추고 비교를 해보면 되겠죠?
프로가 아닌 플러스 2021 후속 느낌, 뻥스펙과 배터리 최적화가 문제! |
이미 개인 귀속템이 되어버린 샤오신패드 프로 12.7!
(언더밸류는 차지하더라도 판매자 XX가 수입 신고 품목명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1년 후 판매했다가 신고당하면 증빙 방법이 없음)
그나마 대화면에 적응이 되어버린 건지 화면 사이즈는 마음에 드는 만큼 어떻게든 활용법을 찾아봐야 하고 정을 붙여봐야 할 겁니다.
그래서 전용 스타일러스도 무려 7만 원 정도에 티몰 레노버 공식 판매점에서 구매해서 배송 중이기도 하지만 이런 평가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스냅드래곤 870을 탑재하고 액정 사이즈가 커졌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P11 플러스라고 알려진 샤오신패드 플러스 2021의 후속과 같은 느낌?
스피커도 나름 쓸만하지만 이건 P11 정도만 되어도 괜찮았었고요.
LCD를 탑재한 탓인지 터치감 역시도 앞서 사용해 본 프로 2021이나 프로 2020과는 달리 플러스 정도로 둔탁한 느낌이니 더더욱 플러스 후속과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죠.
스냅드래곤 870을 탑재했는데 25만 원이 가능하겠냐 하실 수도 있지만 스냅드래곤 870이 출시된 지가 벌써 언제인가요?
가격 떨어질 만큼 다 떨어졌다 봐야 할 테고 거기에 프로 2021과 프로 2022에 설계가 그대로 이어졌을 테니 따로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할 이유도 없었을 테고요. 그리고 아무리 스냅드래곤 870을 탑재했더라도 공개한 스펙보다도 10% 이상 부족한 성능의 액정을 탑재한 만큼 이 정도도 후한 평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처음 스펙과 출시 가격만 보고 가성비 기기일 거라 생각을 했었지만 그 저렴하게 보이던 출시 가격도 오히려 무척 높게 책정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 샤오신패드 프로 12.7!
아무리 중국 내수용 제품이지만 그래도 "레노버"인데 허위 스펙을 기재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진 않았을 테니 공개 당시 가성비 제품으로 평가를 받았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실은 진즉에 소문이 나버린 건지 중국에서는 관심을 끌지 못하고 우리나라에나 한참 20만 원 중반대에 판매를 하다가 9월 중순, 세관에서 언더밸류로 두들겨 맞고 지금은 부가세가 다시 반영이 되면서 가격이 다 올라버린 상황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굳이 그 가격에 구매할만한 제품은 아닌 듯 하고요. 그리고 태블릿이라는 제품이 스마트폰처럼 필수품인 것도 아니니까요.
추석 연휴 직전에 세관의 직접 제재를 받는 우리나라 구매대행업체들도 27만 원까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들려왔으니, 어차피 중국에서도 팔리지 않을 제품인 만큼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라면 25만 원 언더로 얼마든지 구매가 가능한 제품일 듯싶네요!
그리고 샤오신패드 프로 12.7이 혹평을 받기 시작하니 그 대안으로 샤오신패드 프로 2022(스냅/콤파니오)가 거론이 되는 듯하던데요.
스펙 대 가격만으로 보자면 샤오신패드 프로 12.7보다 그 제품들이 더 나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걔네들 다 내버려 두고 샤오신패드 프로 12.7을 구매한 이유? 분명히 있습니다.
LCD보다도 사용성이 구렸던 샤오신패드 프로 2021의 한지 액정을 보고 기겁을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었지만 콤파니오 버전은 진즉부터 메인보드 불량 판정받고 여러 대 귀가(?)했었고요.
지난 8월 말, 알리 익스프레스 할인 행사로 판매된 샤오신패드 프로 2022(스냅드래곤 870) 역시도 얼마나 판매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메인보드 돌연사로 여러 대 저희 사무실 들렀다 가는 걸 보고는 이 화면만 커다란 샤오신패드 프로 12.7을 구매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그나마 마지막 한 분을 제외하고는 빠르게 메인보드 사망이 확인이 되어 모두 환불 처리가 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리 가격이 괜찮았다고 한들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전부터 품질 문제가 나오는 걸 뻔히 알면서 구매를 할 수는 없는 건 내키지 않았고요.
샤오신패드 프로 2022 스냅드래곤 버전과는 디스플레이만 다를 뿐 메인보드 등 같은 설계를 공유할 거라 12.7도 그리 안심이 안 되는 것 사실입니다! ㅠㅜ
P11부터 레노버 태블릿들이 가성비 제품이라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유없이 저렴한 제품은 없고, 이런 저런 하드웨어 이슈들과 허술한 펌웨어, 신뢰성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만 저렴하다고 해서 가성비 제품이 아니라 우리나라 판매 가격 정도만큼의 가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제품들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