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새롭게 구매했던 샤오미(미지아) 스마트 웹캠!
PTZ라는 새로운 시리즈로 출시된 지도 꽤 시간이 지났지만 요즘 샤오미 웹캠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그리고 활용이 가능하다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택배 기사님들이 택배나 마음 놓고 던져두고 가시라는 정도에서 설치/사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두 달, FHD 버전에 너무 만족해서 2K 내수용 버전을 추가 설치해서 사용 중이기도 했는데요.
그저 제가 집에 없는 동안 택배기사님들이나 맞이하라고 설치했던 이 홈캠들이 엉뚱한 곳에 사용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낯선 여자가 내 방에 앉아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오랜만에 밤새 포스팅을 하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들었던 11월 6일!
자는 사이 인기척에 잠시 눈을 뜨기도 했지만 어머니도 왔다 갔다 하시는 지라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들려오는 키보드 소리, 눈을 떠보니 일면식도 없는 낯선 여자가 내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누구냐 물어도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며 나가라고 해도 나가질 않습니다.
제가 신체 건강한 40대 중반의 남자라지만 요즘 여자 사람은 물리력을 행사해 억지로 끌어낼 수도 없습니다.
재차 나가라는 소리에 책상 위에 있던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나가려는 건 겨우 제지하고, 정신을 조금 차린 후 112에 신고부터 합니다.
경찰들이 오기 전 옥상으로 올라간 낯선 여자, 출동하신 경찰분들 얘기로는 원래 정신 이상으로 자주 신고가 들어오는 여자라고 합니다.
다른 집 옥상으로 다시 넘어가려는 걸 어렵사리 경찰분들이 붙잡아 가족들에게 인계를 하시겠다고 데리고 가셨습니다.
자고 있는 동안 정신 이상자가 내 방에 들어왔다?
가만히 책상 위 물건들만 건드리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흉기로 절 찌르기라도 했다면, 아니면 집에 불을 지르기라도 했다면..........
성별을 떠나 정신을 차리니 무척 섬뜩한 상황이었다 생각되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기도 했었는데요.
경찰분들이 데려가고 이번 일은 그저 저 혼자만 섬뜩했던 해프닝 정도로 끝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다시 들어왔다!"
이미 한 번 침입을 당했으니 문 단속을 안 하고 지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2월 3일, 저 여자가 다시 저희 집으로 들어옵니다. 그나마 이번에는 깨어있어서 바로 대응이 가능했었는데요.
대문이 닫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집 옥상을 통해 우리 집 옥상으로, 그리고 집 안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배회하다가 결국 거실을 통해 다시 제 방까지 들어오려고 하더군요.
상황은 2분 정도 만에 종료가 되었지만 무시하고 넘어갈 만한 일은 아니라 생각되어 다시 112 신고 접수 후 경찰서에 정식으로 가택 침입으로 사건을 접수하고, 난생처음 진술서라는 걸 작성하러 경찰서에 다녀오기도 했었는데요.
그리고 인근 파출소에서 경찰분들이 출동하셨을 때부터 제가 몹시 불안해한다는 걸 느끼셨는지 순찰 중 저희 집을 계속 방문해주시고 있기도 합니다.
경찰분들 바쁜 건 잘 알고 있죠. 지금도 별 거 아닌 일로 번거롭게 해 드리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요.
93년도에 이 집으로 이사와서 27년, 그리고 이 동네에서만 40년 넘게 거주를 하면서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건 처음이라 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샤오미 웹캠, 다른 데 쓸 생각이었는데....."
그리고 저 일이 있던 다음 날 도착한 세 번째 샤오미 스마트 웹캠!
이 웹캠은 먼저 설치된 카메라처럼 얼떨결에라도 보안 목적으로 사용할 생각이 아니라, 그저 알리 등에서 직구하는 제품들 개봉 과정을 촬영하려고 11월 말쯤 주문을 했었던 건데요.
12월 3일, 저 여자가 침입했을 때 과정을 보니 사각이 조금 있는 것 같아서 별 수 없이 구매 목적과는 다르게 사각을 보완하는 쪽으로 설치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과 같이 단품이라 큐텐에서 구매했지만, 이번에는 글로벌(한국) 버전이 아닌 중국 내수용이라는 점이 좀 다르긴 하던데요. 덕분에 운용 중인 중국 설정의 Mi Home과 전혀 부대낌이 없고 전원 어댑터도 동봉이 되어 있어 다행이지만 엉뚱한 곳에 투입이라니요! ㅠㅜ
경찰에 신고하고 정식으로 사건 접수를 했다한들, 그리고 이렇게 기기들을 설치해둔다 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집이라는 곳이 주는 평온함은 이제 오지 않을 테지만 지금은 별다른 방법이 없겠지요.
지금 바램이라면 혹여 제가 몹쓸 짓을 당하더라도 누가 그랬는지에 대한 증거를 남길 수 있다는 데 그쳐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