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TV를 마치 스마트TV인양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만들어주던 안드로이드 TV Box!
한 때 주목을 받는 듯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TV가 대중화되면서, 그리고 유튜브 등의 영향으로 TV보다는 손 안의 TV인 스마트폰 위주의 사용 패턴으로 흘러가면서 점점 관심 밖의 기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몇 년 전 안드로이드 TV Box를 사용하기도 했었지만 당시는 용도를 제대로 찾지 못해 결국 레트로 게임 머신으로 변신(?)시켜버린 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또 그 때와는 다르게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영상이 대세인 만큼 이제는 "TV Box"라는 용도에 걸맞게 사용해볼 수 있겠거니 막연한 생각에 일단 덥썩 질러봅니다! ㅡ.ㅡㅋ
"언제 올지 모르는 알리!
13자리 숫자 송장(?)은 빨라요!!"
무료배송이라는 유혹에 빠져 이용하는 분들은 많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받아봐도 장작 내가 주문한 건 안 온다는 알리익스프레스! 가뜩이나 느린 배송에 얼마 전에는 코로나 덕분에 주요 배송 경로 중 하나가 막혀서 많은 분들이 환불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저런 배송 문제 때문에 저도 알리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건 극히 꺼리지만 안드로이드 TV Box 같은 물건은 알리 익스프레스 정도가 가장 만만한 것도 사실이죠!
여러 제품들 중에서 안드로이드 10과 Aliexpress Standard Shipping 두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7월 9일 주문을 했구요.
역시나 13자리 우체국 택배 송장 번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통관 포함 열흘도 지나지 않은 7월 18일 제 손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 운송업체 배정은 랜덤이라고 하지만 위 환불 소동 때문인지 운이 좋았던 건지 지난 6월 이후 알리 스탠다드로 주문한 제품들은 모두 저 우체국 송장으로 도착을 하고 있구요. 보통은 열흘 이내에 모두 도착을 하더군요!!
"대체 뭔 생각으로 이리 비싼 걸..... 뭐에 씌였나 ㅠㅜ"
에어캡 봉투가 보호의 전부(?)였던지라 당연히 박스는 조금씩 찌그러진 상태로 도착을 했습니다.
상단에 Android TV BOX라고만 큼지막하게 인쇄가 되어있는 것이 전부이구요.
브랜드? 그런 거 없습니다! 스펙? 그런 것도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상자로는 아무 것도 식별이 되지 않지만 제품을 선정할 때 Android 10이라고 검색되는 제품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제품으로 골랐었구요.
제가 구매한 제품은 TranSpeed라고 하는데요. 어차피 비슷비슷한 하드웨어 스펙에 소프트웨어 일테니 브랜드가 딱히 중요하진 않을 겁니다.
구성품은 TV Box 본체와 Air Mouse라는 리모컨 하나, 그리고 HDMI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 정도이구요.
저 리모컨은 왜 Air Mouse라고 하면서 돈을 더 받는가 했더니 리모컨에 있는 마우스 버튼 누르고 리모컨을 허공 중에 움직이니 화면에 커서도 움직이더군요. 모 게임기 TV광고에서 컨트롤러를 흔드는 그런 것과 유사했는데요. 아주 살짝 놀라운 경험(?) 이었습니다! ㅡ.ㅡㅋ
그런데 주문할 때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단순히 미디어 재생 머신 정도로 구매를 했으면서 4/128G라는 가장 비싼 녀석을 구매??????
받아보고서야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구나!" 한참을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엔트리 버전과 무려 2배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났던 것 같으니까요! ㅠㅜ
평소에 가지고 있는 다다익램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 거 같은데, 그걸 왜 스마트폰이 아닌 TV Box에까지 적용을 시켜버린 건지 정말 생각이 없었다고 밖에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구매한 녀석은 전면에 액정으로 동작 상태와 시간 정도는 디스플레이 해준다는데 위안을 삼아보구요.
USB포트도 무려 2개, 그리고 그 중 하나는 USB 3.0??
그렇지만 USB 2.0 포트는 구성품인 Air Mouse 리시버가 장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작 사용이 가능한 건 USB 3.0 포트 뿐입니다.
그 옆으로 MicroSD 슬롯도 보이는데요. exFAT은 지원을 할려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메모리 카드 자체를 쓸 일이 없어서요.
후면에는 전원 입력(5V 2A) 단자와 함께 광출력 단자와 HDMI, 랜 포트와 3.5mm 오디오 잭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블루투스를 내장하고 있는 건지는 긴가민가 하구요.
와이파이는 802.11AC 866Mbps 까지 지원을 한다고 하니 굳이 랜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할 거라 생각이 되네요. 어차피 스펙 설명에는 랜포트는 100Mbps라고 하니 굳이 느린 걸 사용할 이유도 없겠죠.
예전에 사용하던 TV Box가 Amlogic S905를 사용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S905X3??
S905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요. 업그레이드 모델인만큼 이 제품도 성능 면에서는 크게 부족함이 없으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깔끔한 홈화면! But 안드로이드 10은 구라인 듯!!"
안드로이드 TV 박스라는 물건들이 예전부터 그래왔듯이 부팅 후 언어 설정에서 한글을 포함하고 있고, 대한민국으로 지역 설정 또한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전체 번역이 되어있진 않은 건지 사용자들이 자주 이용할 앱들 정도만 배치되어 있는 홈화면에서는 한글은 전혀 보이질 않구요.
(좌상단의 넷플릭스 앱 아이콘은 별도 설정입니다.)
전체 앱 목록에서 갤러리 등 한글로 표기되는 앱들이 디스플레이 됩니다.
다른 안드로이드 TV 박스나 외산 스마트폰을 접해본 분들이라면 Morelocale 정도가 설정된 언어 패키지라고 생각을 하시면 좋을 테구요.
홈 화면에 있는 앱들 외에 애플의 AirPlay와 안드로이드 미라캐스트를 동시에 지원하는 AirPin(Pro)라는 앱이 선탑재 되어있고, 그 외에는 자체 미디어 플레이어 등 최소한의 앱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안드로이드 10"이라서 였는데요.
그런데 시스템 정보에서 뭔가 이상한 부분이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10이라고 표기가 되고 있지만 아래 쪽에 안드로이드 보안 패치 날짜가 2018년 8월 5일!?
2018년 8월 5일이면 안드로이드 10은 커녕 안드로이드 9(파이)가 정식 발표되기 전날이라고 확인이 되는데요. 보안패치가 저런 수준이면 안드로이드 10은 그냥 무늬일 뿐이고 안드로이드 9은 커녕 안드로이드 8(오레오) 기반이면 다행이겠다 생각이 드네요!
판매자에게 문의를 하니 바로 발뺌!
안드로이드 10이 맞고 어쩌고 저쩌고 문제가 생기면 자기네 기술팀에 문의 어쩌구 하길래 바로 별점 하나로 응수해주고 미련을 버렸습니다. ㅡ.ㅡㅋ
샤오미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을 하면서도 미박스를 구매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안드로이드 버전 때문이었는데요.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맘 편히 미박스s나 구매하는게 최선이 아니었나 다시 후회도 하게 됩니다. ㅠㅜ
"넷플릭스는 SD~ 유튜브는 4K"
프리로드 된 넷플릭스 앱 또한 구버전이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뜹니다만 당연하게도 구글 플레이를 통한 업데이트는 되지 않습니다.
버전 문제로 언제 차단이 될런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일단 실행은 가능했는데요.
역시나 화질은 SD!
PIP로 주로 사용을 하기에 크게 거슬리는 건 아니지만 가끔 전체화면으로 볼 때는 아무래도 좌절을 할 수 밖에 없는 화질인 거죠.
다른 분들은 FHD는 커녕 4K로 넷플릭스 감상하신다고들 하던데 SD가 대체 뭐란 말입니까! ㅠㅜ
다행스럽게도 유튜브의 경우에는 최대 4K까지 지원이 되는 걸 확인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4K가 지원이 되어도 의미가 없는 것이 사용중인 모니터가 FHD??? ㅎㅎㅎㅎㅎ
진짜 4K가 지원이 되는 건지 어떤 건지는 조만간 지를 예정인 4K 모니터가 와봐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당분간은 미러링 머신으로!"
최근 시청을 시작한 넷플릭스 화질이 부족해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또 하나 원하던 기능인 스마트폰 미러링은 의외로 깔끔한 모습을 보입니다.
차후 iOS가 업데이트되면 차단이 될 수도 있겠지만 iOS 14 DB 4에서 AirPlay가 제대로 작동하는 걸 보면 최소 1년 정도는 미러링 머신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테구요.
그리고 라이트닝 to AV 케이블로도 세로로만 미러링이 되던 동영상 촬영이 이 AirPlay로는 가로로 미러링이 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지난 5월에 구매한 포터블 모니터가 바로 아이폰으로 동영상 촬영시 모니터링 용도였는데 이제서야 그 용도로 사용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ㅡ.ㅡㅋ
물론 화질은 살짝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구요. 화면 지연도 조금 있지만 이 부분은 무선 미러링이라 감수를 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됩니다.
"왜 샀는지 목적도 잃어버렸지만 대충 써보면 길이 있겠지요!"
제가 지른 물건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고화질의 넷플릭스 시청이 목적이었다면 최소한 구글 인증은 된 제품을 구매해야 했을 테고, 미러링만이 목적이었다면 또 이런 고용량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는데요.
급작스레 내린 지름신을 물리치지 못하고 지르다보니 목적성을 완전히 상실한, 올해 들어 최고의 어이없는 지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테스트 말미에 아이폰 동영상 촬영이 제대로 미러링이 된다는 것에 하나의 위안을 삼아보구요. 언제 다시 시작할런지 모르겠지만 유튜브 영상 촬영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포스팅은 리뷰를 가장한 반성문이 되어버렸는데요.
아무리 지름신이 어깨를 내려누른다 하더라도 지름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