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이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 기업들 이야기입니다.
하나같이 저질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중국 기업, 세금도 없고 인증도 없이 제품을 판매하는 덕분에 가격이 저렴할 수밖에 없고 덕분에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다 죽어나게 생겼다는.. 차마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얘기죠!
언론들이 언제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그리 생각해 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언론이든 비슷한 뉘앙스로 알리 익스프레스 등 중국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KC 인증을 받는다고 그리고 관세 등 세금을 낸다지만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그 어디서도 이야기를 하는 걸 보진 못했는데요.
인증 비용과 관/부가세이 포함되면 저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나는구나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게 아닐 겁니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이미지 검색, 소비자들이 바가지 쓰고 있다는 걸 깨닫다!? |
TV 등 광고로 인한 유입 효과가 가장 크다고 보지만 알리 익스프레스를 처음 접한 분들에게는 제품 가격 자체가 아주 환상적이었을 겁니다.
우리나라 쇼핑몰에서도 분명히 본 상품 같은데 상품 가격은 2배에서 많게는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을 테니 아주 당연한 현상일 텐데요.
광고로 인해 사용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알리 익스프레스(테무는 사용을 안 해서 모르겠습니다)에서 제공하는 이미지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굳이 언어를 한국어로 변경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쇼핑몰에서 구매하려던 제품을 알리 등에서 저렴하게 구매를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예시를 들면 좋겠지만 허위 사실이다 뭐다 돈 없는 서민이 기업들에 고발당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것이 우리나라라 직접 검색해 보는 걸 추천하고요.
알리 익스프레스 등 중국 쇼핑몰들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 우리나라 제품을 카피해서 판매하는 거라 저렴한 걸까요??
물론 일부 그런 제품들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공산품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이 되는 상품들이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판매가 되는 제품들일 겁니다.
내가 구매한 건 Made in Korea가 표기되어 있으니 국산이다, 고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같은 상품은 짝퉁일 거다 생각하는 것도 오산입니다.
재품 재포장 등 우리나라에서 부가가치의 51%만 넘게 발생하면 Made in Korea는 표기할 수 있으니까요.
코로나 팬데믹이 중국에서 발병했을 때 대기업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장들도 가동을 중단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이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Made in Korea가 표기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제품 안에는 중국 부품들이 한가득 들어가는 시대가 요즘이라 2000년대 초반처럼 중국 제품들은 무조건 짝퉁이라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거죠.
너도 먹고 나도 먹고, 제품 가격 차이의 대부분은 유통비용! |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공산품의 99%는 중국 제품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시대입니다.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진행되어 온 일이고,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국산 제품이라는 건 정말 찾아보기 힘든 시대이고요.
글로벌 시장 분업화 정책에 의해 환경 보호 따위는 무시하고 80년대 이후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생산 단가가 저렴한 중국에 공장을 세워왔으니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모든 나라에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서 소비하고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조금 이상합니다.
온라인 쇼핑몰 기준으로 미국만 보더라도 중국산 제품들의 중국 판매 가격은 중국 소비자가의 1.5배를 넘어서는 경우가 무척이나 드물어요.
그리고 블랙 프라이데이 등 할인 행사가 진행이 되면 중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고요.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본이 2배, 평균은 5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 보통!
중국에서 우리나라에만 비싸게 판매하는 걸까요??
예전에 중국산 김치 때문에 이슈가 되기도 했었지만 제품을 보고 가격을 흥정하는 게 아니라 가격에 제품을 맞춰 수입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수입업자들이라는데??
그나마 중국 소비자 가격과 그리 큰 차이가 없는 제품들은 판매자들이 직수입하는 형태일 테고요.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제품들의 경우에는 수입상이 있고 총판이 있고, 그리고 도매상에 소매상까지 다 마진을 남겨먹으니 이런 복잡한 유통 구조 하에서는 중국 쇼핑몰들과는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잖아도 유통을 틀어쥐고 있는 대규모 청과 유통기업들 때문에 과일 한 조각 먹기 힘든 시대인데 이런 수입제품들까지 너도 붙여먹고 나도 붙여먹고 부풀린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유통 구조가 가장 큰 문제 아닙니까?
제품을 생산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유통 마진만을 챙겨가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더더욱 걱정해 줄 필요가 없는 거고요!
유해물질 뒤범벅, 중국 제품은 무조건 저질이다!? 잘 팔아먹다가 이제서야?? |
그리고 중국 제품들이 저렴한 이유는 유해물질이 뒤범벅이 된 저질 제품이라 그렇다는 얘기도 언제나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인증을 받질 않으니 해당 제품들은 위험하고 정식 수입된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해야 한다?
공산품의 전부가 인증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 건 물론이거니와 지금까지 수입해서 잘 팔아오다가 중국에서 다이렉트로 진출하니 마진을 남기지 못해 하는 우는 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걸로 보입니다.
아동용품 등 인증이 필수인 제품들도 처음 수입할 때만, 또는 인증 검사용 제품만 별도로 들여와서 인증받고 그 사후 관리는 없다시피 하는 것이 수입업자와 인증기관들인데 이제 와서 무슨 인증 이야기들을 그리 하는지 이해가 어렵고요
이렇게 제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나라에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가습기 살균제로 국민들을 그리 죽이고, 지금까지도 해결을 못하고 있습니까?
그럼에도 연일 언론에서 맹공을 퍼붓는 건 유통 대기업 살리기일 뿐! |
정작 발등에 떨어진 건 중소기업도 아니고 소상공인도 아닙니다.
물론 인증 없이 중국 제품들 들여와서 여러 쇼핑몰들에 판매하는 중소 자영업자들이 어려울 건 뻔하지만 10여 년 전 알리 익스프레스가 막 영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막대한 마진 붙이면서 잘해 먹고 왔으니 별반 안타깝지도 않고요.
지금 언론에서 연일 관련 보도를 이어가는 건 이런 중소 자영업자들 때문이 아닙니다.
알리 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쇼핑몰들이 매출이 늘어나면 날수록 피해를 보는 건 다름 아닌 국내 유통 대기업들입니다.
특히 여러 오픈마켓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연일 줄어가는 매출에 피가 마르는 상태일 테니까요.
지금까지 입점업체들에서 수수료 삥 뜯으며 매년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었는데 이 매출이 중국 기업에 넘어가게 생겼으니 중소기업/소상공인들 죽는다 핑계 대며 언론을 이용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하고요.
수수료는 챙겨가면서 입점업체들의 불법을 신고해도 난 오픈마켓(통신중개업)이니 모르쇠, 심한 경우에는 정부 기관 사칭해 가며 고객 개인 정보 수집해서 중국 업체에 홀라당 넘기는 짓도 서슴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온라인 유통기업의 행태였으니 중국 쇼핑몰들에 매출을 뺏겨도 별반 안타깝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기업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인지 정부 기관들도 발 빠르게 대응을 하는 것 같은데요.
알리 등에서 유통되는 중국 제품들이 유해물질 범벅인 걸 조사했으면 그전에 유통되던 같은 제품들은 과연 정상인지도 검증을 해야 할 텐데 그런 부분은 또 일언반구도 없죠.
하긴 법 조항을 따로 해석할 필요도 없는 위법 사실이 발생을 해서 신고를 해도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신고를 하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묵살해 버리고 타기관으로 떠넘기고 마는 것이 우리나라 정부기관들인데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차라리 부가세를 부과해라! 더 이상 과도한 유통 비용은 지불 못하겠다!! |
자원이 없는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할 수 있는 건 유통이 전부인 모양입니다.
그것도 지금은 자본력 짱짱한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만들어가면서까지 대부분 잠식하면서 사과 한 개가 만원이 되는 사태까지 불러왔으니 그저 어이없을 따름인데요.
이렇게 알리 등 중국 쇼핑몰들에서 가격 쇼크를 받는 이유는 복잡한 유통 구조와 정부의 방임 때문에 발생을 하는 문제일 테고요.
세수가 부족하다니 직구 제품에 대해서 부가세를 부과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국내 유통 구조에서 비롯되는 과도한 제품 가격은 정상화가 되어야 할 듯싶네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왜 대기업들, 그리고 그 자회사들 마진까지 부담하고픈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부가세가 부과된다 하더라도 10여 년 그래왔던 것처럼 타오바오 등 해외 직구하면서 지내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