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겠지만 작년 한 해는 최근 몇 년 동안 리뷰를 해오던 기간 중 가장 침울한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불황 탓인지 소비자에게 어필할만한 제품들이 출시가 되지도 않았고, 그나마 출시되는 제품들도 이전 제품들의 재탕이거나 아니면 신제품이라면서도 이전 제품들보다 못한 상황도 종종 벌어지는 걸 볼 수 있었구요.
하반기 아이폰 12 시리즈로 스마트폰 업계가 그나마 숨통을 좀 틔우는 듯하더니, 백신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하자는 전 세계적 분위기와 함께 스마트폰 업계 분위기도 점점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침체된 세계 경제 탓인지 200만 원 턱밑까지 다다른 플래그쉽보다는 합리적인 중/보급기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을 텐데요.
3월 초에 발표된 레드미 홍미노트 10 시리즈가 예전만은 못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가성비라는 생각이었다면, 3월 말 발표된 포코 X3 프로가 홍미노트 시리즈에서 조금 아쉬웠던 가성비를 제대로 채워주는 제품인 듯합니다.
"성능의 포코 X3 프로 vs 무난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홍미노트 10 프로"
가성비, 우리나라에서는 마케팅 용어로 가격만 저렴하면 붙는 단어이지만 단순히 가격만 저렴하다고 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죠!
저렴한 건 기본이고, 그 가격대에서 보일 수 없는 성능을 가진 제품들에만 붙을 수 있는 단어일 텐데요.
스탠다드 모델 기준으로 20만 원 후반대에서 30만 원 초반대로 판매되는 포코 X3 프로와 홍미노트 10 프로 정도가 가성비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 정도라는 생각입니다.
샤오미에서 분리된 레드미와 포코 브랜드!
두 브랜드 모두 가성비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브랜드라 비슷한 가격대라면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포코 X3 프로와 홍미노트 10 프로는 각각 내세우고 있는 장점이 분명히 구분됩니다.
스냅드래곤 860에 UFS 3.1, 플래그쉽에나 볼 수 있는 스펙을 탑재하면서도 20만 원 후반대의 포코 X3 프로는 홍보 페이지에도 나타나듯이 카메라 등은 포기한 대신 강력한 성능과 배터리, IPS LCD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게이밍 스마트폰의 포지션이라고 봐도 무방할 스펙으로 보여지구요.
이제 반해 홍미노트 10 프로는 스냅드래곤 732G라는 미드레인지 AP에 UFS 2.2 메모리 탑재하고 여기에 최대 1억 8백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영상 콘텐츠 시청에 유리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두루두루 활용이 가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지금까지 사용해봤던 스냅드래곤 800 라인업의 플래그쉽들, 그리고 700번대의 미드레인지 사용 경험을 떠올려보자면 아무래도 성능면에서는 포코 X3 프로가 조금이나마 나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신 홍미노트 10 프로도 eMMC가 아닌 UFS 2.2 메모리를 사용하면서 그 차이는 그리 크지는 않을 테구요.
어차피 샤오미 스마트폰 카메라는 없는 거니 성능이라도 챙겨야 하는 게 아니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작년 동일한 센서에 화소를 가진 홍미노트 9 프로 5G를 사용해본 경험으로는 충분히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구태의연한 포코 X3 프로 vs 플래그쉽 디자인을 계승한 홍미노트 10 프로"
포코 X3 프로의 발표를 보면서 "저걸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포코 X3 프로의 디자인은 작년 말 발표된 홍미노트 9 프로 5G, 그리고 이를 본뜬 포코 X3 NFC에서 디자인만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에 반해 홍미노트 10 프로 5G는 고화소 센서를 탑재하면서 불가피했을 카툭튀를 올해 플래그쉽인 미 11 등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해서 포코 X3 프로보다는 조금은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카메라 디자인 정도의 차이일 뿐이구요.
포코 X3 프로는 단가 절감을 위해 배터리 커버 역시도 플라스틱을 채용했을 거라 생각이 되는데 4곡면 글라스 커버 디자인의 홍미노트 10 프로에 비해 디자인으로는 아무래도 열세일 수 밖에는 없을 듯하네요.
어차피 "다들 케이스를 씌우고 사용하더라"를 브랜드 모토 중 하나로 삼고 있는 포코 브랜드의 포코 X3 프로라 그저 스마트폰 단가만 올리는 저런 요소들은 어차피 무시를 했을 테구요!
"왜 늬들끼리 싸워!! 다른 애들은 안 보이니??"
이런 비교는 다른 브랜드, 다른 제조사 제품과 하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도 가장 좋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포코와 레드미로 분명 브랜드는 다르지만 어차피 샤오미에서 분리된 브랜드들, 이 안에서의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타사에서도 중급기를 강조하면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격전지는 중급기 시장이 될 테지만 그건 글로벌에 국한된 얘기일 뿐이구요.
홍미노트 10 프로 / 홍미노트 10, 언제나처럼 가성비의 균형이 절묘하다는 느낌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어필을 하려는 의도였다면 홍미노트 10 시리즈가 아니라 포코 X3 프로가 출시가 되었어야 조금 더 괜찮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저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아니죠!
저도 홍미노트 10 프로를 직구했고, 이번 주 우리나라에도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되었지만 저와 같이 사용 경험이 오랜 사용자들 외에 일반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려면 확실한 한방이 있는 포코 X3 프로 쪽이 조금 더 무게가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