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모 픽스라는 사설 수리점을 오픈한 지 벌써 2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1년만 잘 넘기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생각해도 된다는 선배(?)들의 말은 하나도 믿을 게 없었고요.
작년 말, 그리고 올해 초까지는 그럭저럭 나아지는구나 생각을 했었지만 다들 느끼시는 것처럼 팍팍해진 살림살이 때문인지 최근에는 급하지 않은 수리라면 미루거나 아예 수리를 포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이 상담을 하면서도 수리까지 이어지는 건 정말 극히 드문 상황인데요.
아이폰, 특히 액정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고객님이 묻는 공통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정품 액정인가요?"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아이폰 뿐만이 아니라 어느 브랜드 제품이든 정품 부품으로 수리를 해드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애플이 중국 브랜드들처럼 재고 관리가 허술한 것도 아니고 사설 수리점에서는 아이폰 새 제품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정품 액정을 공급받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애플의 정품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은 애플 스토어나 공인서비스센터, 그 외 일부 독립수리점들이 전부라고 보시면 되고요.
제가 운영하는 아이모 픽스를 포함, 사설 수리점에서 취급할 수 있는 가장 고품질 액정은 도난/분실 등으로 가치를 상실한 아이폰을 분해해서 나오는 정품 추출 액정 정도이고 보통 다른 수리점에서 얘기하는 정품 액정은 파손/고장 난 액정을 수리해서 공급받는 재생 액정입니다.
그나마 깨끗하게 정비된, 정말 새액정 같은 재생액정이라면 구분이 어렵겠지만 어떤 고객님들을 등쳐먹을까 궁리만 하는 수리점들은 위와 같이 "나 재생이요" 표기가 여기저기인 재생액정을 사용하기도 하죠!
보통은 강화유리가 파손된 액정을 매입(전문 매입업자들이 있습니다)해서 중국으로 반출, 수리 후 재반입되어 공급이 되고요.
대부분의 수리점에서 오픈된 공간이 아닌 별도의 수리 공간에서 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그저 눈 뜨고 당하는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재생 액정의 문제라면 당장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도 이미 사용이 되던 액정이라 아무래도 새 액정에 비해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을 테고요. 그리고 강화유리 등은 고품질이 사용이 된다 하더라도 정품에 비해서는 터치감 등이 조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상식적으로만 생각을 해봐도 사설 수리점에서 정품 액정 등 애플 정품 부품을 취급할 수 없다는 건 당연한 걸 텐데 상담 중 이런 말씀을 드려도 아이모 픽스를 찾아주시는 분은 1/5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중국이라서 공장에서 뒤로 빼돌리는 물건이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수리점도 있다고 하던데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애플 관련 부품들은 그런 장난을 치다가는 아예 공급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공장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할 겁니다.
얼마 전 업무용으로 운용하던 안드로이드를 죄다 못 쓰게 되어버리는 일(?)이 있어서 아이폰 11 프로를 임시로 사용을 하고 있는데요.
사설 수리점에서 사용하는 아이폰인 만큼 이 아이폰 11 프로는 위에서 보시다시피 "중요한 배터리 관련 메시지 / 중요한 디스플레이 관련 메시지" 등 정품 부품이 아니라는 메시지들이 다 떠있는 상태이기도 하죠!
다른 수리점에서 정품이랍시며 수리를 받아도 뜨는 메시지이긴 하지만 아이모 픽스에서 취급하는 GX 하드 액정으로 수리가 된 아이폰 11 프로이고요. 배터리는 당연히 러허허 대용량 배터리로 갈아준 상태입니다.
수리점 운영을 떠나 저 역시도 아이폰 6부터는 아이폰을 손에서 놓아본 일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폰 11 프로 역시도 사용을 해봤었던 제품이라 정품과 100% 동일하다고는 말씀을 드리긴 어렵습니다.
체감상 95% 정도의 사용성??
리듬 게임까지는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배틀 그라운드나 포켓몬고 정도로는 정품과 차이는 없지만 아무래도 뭔가 살짝 께름칙하긴 해서요. 물론 호환 액정이라는 플라시보 때문인 걸 수도 있겠지만 사용에 불편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질 못하고요.
사설 수리점에서 수리를 진행할 때는 괜히 비싼 돈 들여 정품도 아닌 정품 액정을 사용하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구형 아이폰의 경우에는 부득불 공인 서비스센터나 독립 수리점 대비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에 사설 수리점을 찾으실 텐데 거기서 정품이라며 바가지를 쓴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선택은 수리점을 찾는 고객님들이 하시는 겁니다.
제가 운영하는 아이모 픽스에서는 여전히 아이폰 11 시리즈 이하를 주력으로, 아이폰 12 시리즈는 제한적으로 취급하지만 그 이상은 신뢰할 수 있는 부품이 없어서 아예 수리를 받지 않고 있기도 하고요.
아이폰 12 시리즈 이상은 가급적 애플 공인센터나 독립수리점으로, 그 이하 제품들도 아직 충분히 쓸만한 성능이기 때문에 기왕에 계속 사용하실 생각으로 수리를 맡기실 거라면 괜한 정품 액정, 정품 부품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시고 현명한 선택하시길 기원합니다!